등산/산행후기

[스크랩] 1/15(日) 고흥 천등산(550)

乭뫼 2007. 2. 17. 10:06

일주일 전부터 산행약속을 해 놓았는데

어째 날씨가 꾸무리한 것이 별로다 했더니

아니나 달라

고흥 대로를 달리는 차창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어제 일기예보엔 비온단 말은 없었고 흐린후 게인다고 했는데....

쬐끔 뿌리다가 말겠지 하고는 산행을 시작했다

밭에 수분 증발을 막기위해 덮어놓은 까만 비닐위로 떨어지는 빗소리는

제법 비가 많이 오고 있음을 실감케 했다

 

송정마을 회관(경로당)앞에 차를 세워놓고

등산화 끈을 조여맸다

기억이 희미해 진입로가 조금 헷갈렸지만 곧 기억이 되살아 났다

산 어귀를 돌아 정자나무 아래를 지나자 말자

우측으로 등산로임을 말해주는 리본들이 메달려 우리를 안내했다

한20분 오르막길을 오르니 능선에 다달았다

그기서 부터는 좌우로 조망이 확 트여 한결 산행이 부드러웠다

그곳에서 달각산 정상까지는 석문을 지나 암릉을 조심스래

3~40분 정도 오르면 산불 감시 초소가 있는 달각산(月角山)에 도착한다

달각산 정상에서 잠시 조망하면서 숨을 가누고 기념촬영을 한후

건너다 보이는 천등산 정상을 향해 임도를 따라 앙천이재(헬기장)로 향했다

 

비가 계속 오고 있는지라 바위길도 흙길도 모두 미끄러웠기에

한발 한발 내딛을때 마다 신경을 곤두 세워 걸어야만 했다

하마나 그칠려나 했던 비는 많은 량은 아니였지만 그칠줄을 몰랐다

 

정상 못미쳐 너럭바위(신선대)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올라 갔다

열댓평 남짓한 평상바위에는 우리보다 한발 앞서온 등산객들이

우산을 받치고 점심을 먹고 있었지만 워낙에 넓은 바위라

우리는 조금 떨어진 한쪽 옆에 자리를 폈다

 

비를 맞으며 돼지고기 두부 김치찌개를 보글 보글 끓이고

후라이팬에 삼겹살을 지글지글 구워 상추에 한볼태기 싸서 

빗물로 칵테일한 잎쇠주 한잔 쭈~우욱 들이키는

그맛이야 말로 먹어봐야 알것지라 ㅎㅎㅎㅎㅎㅎㅎ

 

금탑사쪽에서 올라오는 한무리의 등산객들이 우의를 뒤집어 쓰고

지나가면서 "야~ 맛 있겠다~ "하는 소리에

상추에 고기 한점 싸서 서비스하는 답례까지 잊지 않았다

 

비를 맞으며 먹는 천등산정에서의 점심식사는

아마도 잊혀지지 않을 추억의 한페이지를 장식할 것으로 본다

 

뒷팀들께 너럭바위를 넘겨주고 우리는 배낭을 정리하여 둘러 맸다

천등산 정상 돌탑을 배경으로 한컷하고

좀 위험하긴하지만 그래도 산을 타는 맛은 암릉을 함께해야 겠기에

암릉쪽으로 하산하기로 하고는 안전산행에 주의를 당부했다

 

계곡아래로 부터 밀려 올라 오는 운무가 천등산 곳곳을 휩싼다

서쪽 암벽을 따라 비에 젖어 미끄러운 바위를 조심 또 조심하며

암릉을 내려갔다

마치 한폭의 산수화에서나 보았던 운무에 쌓인 암벽과

눈 아래로 펼쳐진 운무에 덮힌 계곡들의 비경을 담아 넣기에

디카의 샷타는 쉴새도 없이 바삐 눌러 졌다

 

임도에 내려 섰을때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쉼터 의자에 앉아

잠시 쉬면서 남은 과일들을 꺼내 먹었다

룰루 랄라 이제부턴 위험한 길은 끝나고

천등마을까지 임도만 따라 내려 가면 된다

 

차에 도착하니 그제서야 햇볕이 났다 ㅎㅎㅎ

산에서 못다 구워 먹은 삼겹살과 차에 두고간 쇠주 두병을 정리하기위해

밭가운데 섬처럼 생긴 솔밭 정자로  자리를 옮겨 2차를 시작했다

5시쯤 술도 고기도 떨어졌을쯤 자리를 정리하고 송정마을을 떠나 왔다

 

2차때의 취기가 3차 노래방 뒷풀이 까지 이어지게 한뒤

우중의 겨울산행

그 잊지못할 즐거운 하루의 막을 내렸다.

 

 

  

 

 

첨부이미지
출처 : 오두막
글쓴이 : 돌뫼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