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속에 토곡산
글쓴이 : 돌뫼 번호 : 1528
조회수 : 79
2003.11.10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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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맞으며…. 배낭 메고 집 나설 때 까지만 해도 흐리긴 했어도 비는 내리지 않았었다 날씨 탓인지 산행에 참석한 인원이 얼마 되질 않는 20명 정도였다 오늘 산행은 경남 양산에 있는 토곡산(855m)이다 가는 도중에 진영을 지나면서부터 차창에 빗방울이 내리기 시작했다 옆에 앉은 칭구가 차라리 부산으로 핸들을 돌려 관광이나 하지…그런다^^* 다행이 입산지점에 차가 멈춰 섰을땐 비는 그쳤다 다행이였다 오늘 참석한 이 산악회는 몇몇 여성분들이 끼여 있어 그런지 산행 속도가 빠르지를 않아 언덕길 오를 때 힘들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그런데도 칭구는 좀 힘들어 하는 듯 했다 가도 가도 계속 오르막길만 나타난다며 투들 투덜댄다 모든 산행이 처음에는 다 그럴진데….. 힘겹게 힘겹게 능선에 올라 섰으나 안개가 자욱히 끼여 산 아래를 조망할 수가 없어 아쉬웠다 산이 높지는 않았지만 연이어 지는 암릉구간이 아기 자기하게 아름다움을 더했다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비를 맞으며 걷노라니 오히려 시원한 느낌이 좋았다 점심 먹을 시간이 지나면서 밥을 먹고 가자고 칭구가 보챈다 배가 고파 더 이상 못걷겠다고 투정이다 비를 피할 장소를 물색하며 계속 걷노라니 이 정도 비는 물 말아 먹는셈 치고 먹어도 된다고 그냥 먹고 가잰다^^* 어지간히 배가 고픈 모양이다 하긴 아침을 못 먹고 나왔으니 그럴만도 할테지… 큰 바위 밑에 자리를 잡아 도시락을 풀었다 다행이 돌뫼가 밥 먹겠다는 것을 하느님이 눈치 챘는지 비를 잠시 멈춰 주는듯 했다(하느님 감사해유~) 땀이 식으니 으시시 춥다 그래도 밥맛은 꿀맛이다 ㅎㅎㅎ 과일이랑 음료수랑 먹을 것 먹고 나니 배낭이 한결 가뿐해 졌다 다시 배낭을 들쳐 메고 정상을 향해 암릉을 한발 한발 옮겨 놓았다 드디어 정상이다 표지석을 나란히 기념촬영을 하고 하산길로 접어 들었다 얼마나 많이 낙엽이 깔렸던지 자갈길이 몽땅 낙엽으로 뒤덮혀 있었으며 비에 젖은 낙엽이 비탈길을 더욱 미끄럽게 만들었다 오금이 저려 발걸음을 떼 놓지도 못하고 엉금 엉금 기고 있는 칭구 손을 잡고 끌다시피 하니 비명을 지르며 앉아서 썰매를 탄다 ㅎㅎㅎㅎ 앗 따거~ 넘어지며 짚은 손이 하필이면 밤송이를 짚을게 뭐람 으~앙~ 하 ㅎㅎㅎㅎㅎ 그런 칭구의 고통을 돌뫼 나쁜시끼는 즐거워 하며 잊어먹은 배꼽 찾느라 정신이 없다 궁댕이는 엉덩방아를 찧어 진흙물이 묻었는데 다가 깔깔대다 자기도 모르게 적신 것인지ㅋㅋㅋ 구별이 안갈 정도로 젖어 있었다 ㅋㅋㅋㅋㅋ (궁댕이만 젖었으면 그러려니 하겠는데…ㅎㅎㅎ난 알아도 말 못해 ㅋㅋㅋ) 그래도 칭구는 마냥 즐거워 하는 표정이다 중간쯤 내려 오면서 부터 오솔길로 변했다 콧노래가 흥얼 흥얼 나오기 시작하는 것이 이젠 걷는데는 어려움이 없는듯했다 동동주에 돼지수육 크~아~ 주우타~ 몇잔의 하산주 덕택에 추위도 잊은채 아리까리한 것이 피곤함이 겹쳐 꼬불 꼬불 시골길이 적당히 흔들어 주어 졸음을 몰고 왔다 칭구랑 어깨를 맞대고 잠바를 이불삼아 졸음에 빠졌다 어느덧 버스는 섬진강 휴게소에 도착하여 “요강 비우고 주무세요” 기사의 마이크 소리에 잠을 깬다 빗속의 토곡산 산행 아마 칭구는 영원히 잊혀지지 않는 추억속에 한 페이지로 각인 할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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