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산행후기

[스크랩] 10/15 (日) 순천 조계산

乭뫼 2007. 2. 17. 09:57

잠자리에 누워 뒤척이다가 조계산이라도 갔다 오자 싶어 벌떡 일어나 배낭을 챙겼다

배낭이래야 조계산 등산 배낭은 꾸리고 자시고 할것도 없다

점심을 보리밥집에서 해결하니 신경 쓸것도 없고

물이나 500밀리 짜리 패트병 두개 배낭 양쪽 주머니에 꽂으면 끄읕~

빈 배낭 매고 가기도 뭣하고 해서 사각 플라스틱 통에 배 하나 깍아 넣고

갈아 입을 옷 으로 배낭 속을 채워 모양을 만들었다^^

버스 터미널에 전화를 해 보니 여수에서 송광사 가는 시외 버스가

여천에 9시12분 통과한다기에 후다다닥 고양이 세수하고 밥도 한그릇 뚝닥 해치우고

주섬 주섬 챙겨 나왔다

버스 요금이 7700원이란다

버스에 오르니 여수에서 부터 타고 오는 등산복 차림 승객이 여나무명 넘게 차지하고 있었다

승용차로 1시간이면 갈껄 거이 1시간40분 가량 걸린 11시5분전에 송광사 주차장에 도착한다

2500원 입장료를 주었더니 정신없는 아가씨(?) 입장권 2장을 내민다

표받는 사람한테 왜 2장을 주는거죠? 했더니 저 인간이 이따금씩 저 짓거리를 한다며

한장만 받고  한장은 그냥 가지고 들어 가랜다

걸어가다 생각하니 이것 가지고 가면 휴지나 다름없는데 싶어 밖으로 나가는 아줌마에게 주면서

이것 가지고 나가서 입장하는 사람에게 다문 2000원이라도 받고 팔아 쓰시라고 하면서 건네 줬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아니면 가을 단풍을 구경해 보겠다고 왔는지 제법 많은 등산객들이 길을 메웠다

단체인듯한 무리를 뒤로 제끼고 앞으로 쭉 뽑았다

중간 중간 삼삼오오 짝을 이룬 팀들이 세금 안붙는 말들을 조잘거리며 쉬엄 쉬엄 오르고 있다

송광사쪽에서 오르는 등산로는 시종일관 돌계단으로 만들어져 있어 꽤나 피곤하게 만들었다

송광 굴목재까지 그러고 가야만 했으니.....

12시 정각에 송광 굴목재에 올라 물 한모금을 마시고 보리밥집으로 향했다.

보리밥집 아저씨 날 보더니 반기며 요즘 왜그리 안 오고 뜸했냐고 반색을 한다

다른때 같으면 으례 보리밥에 동동주 한대접으로 만원을 줬는데

오늘은 달랑 밥만 한그릇 5천원에 받아 들고 주방 바로 앞 와상에 걸터 앉았다

위 내시경 검사 했더니 위염이 심하다고 약 먹는 중이라 금주중이라...

나무 그늘 밑 와상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하고 있어 나같은 외톨이는 낄 자리가 없었기에...

늘상 하던대로 양푼이에 나물이란 나물은 몽땅 통채로 쏟아 넣고는 보리밥 한공기를 넣어 비비니

밥알이 나물에 가려 맨 보이는건 푸성기 뿐인 나물밥이다 ㅎㅎㅎㅎㅎ

따끈한 누룽지 숭늉 한양푼 뜨다 놓고 곁들여 마시면서 퍼질러 앉아 나물밥을  먹을려니

동동주랑 마실때 와는 여~엉 다른 기분(?)이다

그래도 보리밥에 동동주 한잔하는 맛으로 조계산을 오르내렸는데....

동동주 대신 숭늉으로 배를 채우고 1시 정각에 보리밥집을 출발해 장군봉으로 향했다

 

장군봉에서 보리밥집으로 가는 계곡길에 한팀이 떼거리로 내려 온다

어디서 오셨냐고 물었더니 서울에서 왔단다

서울 산악회에서 단체로 온듯하다

 

허리에 찬 카메라는 꺼집어 낼 일이 없다

단풍 찍으러 왔는데 단풍이라곤 찾아 볼수가 없으니 찍을께 있어야지 ...

진한 색안경(썬글라스)을 써서 그렇게 보이는것만은 아닐진데

아랫쪽은 10월말을 지나 11월로 넘어가야 울긋 불긋 채색이 될성 싶다

보리밥집에서 장군봉 정상까지는 45분 소요

정상 빈 표지석만 한컷 한뒤 오늘은 가보지 않은 소장군봉쪽 등산로로 하산하기로 하고

하산로를 이리 저리 찾아 봤으나 앉아서 식사하는 자리들만 보이고 내가 찾는 등산로는 보이질 않았다

나무그늘 바위에 걸터 앉아 깍아 온 배를 꺼내 먹으면서 산세와 지형을 훑어 보면서 등산로가 있을만한

곳을 눈여겨 봤다

저 아래 보이는 것이 소장군봉이니 길이 대략 이렇게 나 있겠다 싶어 아래로 조금 내려가보니

화장지가 군데 군데 보이는걸 보니 소변보러 내려가는 길 같은 길이 있었다

통행인이 없으니 여자들이 그곳을 화장하는 곳으로 이용했던 것이다

그러니 그냥 대충 보면 등산로가 아닌 화장하는 곳으로 보이니 등산로 인줄을 모를수 밖에....ㅋㅋㅋㅋ

 

등산객이 잘 다니질 않으니 조릿대가 우거져 있었지만 그런대로 내려갈만 했다

가파른 길에 낙엽이 쌓여 미끄럽기는  했지만...

조릿대 숲을 헤치며 발아래 나무뿌리에 걸려 넘어질세라 신경을 쓰고 내려가니 모자챙 끝에서

땀방울이 뚝~뚝~ 떨어져 발등을 적신다

 

혼자이기에 바스락 거리는 소리 소리마다 신경이 예민해 졌다

정상에서 시작하여 선암사 동부도가 있는곳 그곳 끝까지 조릿대 숲길 뿐이였다

그길은 선암사 뒷문으로 이어졌으며 문이 닫혀 있어 일반인 통행을 금지하는 팻말이 붙어 있었으나

그런다고 되돌아 올라 갈수도 없는일 삐집고 나올수 밖에....

 

스님들이 단식 농성하느라 단식 6일째 돌입한다는 글귀가 적힌방에 스님 몇분이 정좌하고 앉아 있다

대나무를 타고 내리는 약수로 목을 축이고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순천역까지 시내버스 890원

순천에서 여천까지시외 버스 요금이 3000원 합이 3890원이면 될걸

아침에는 7700원을 들였으니....

앞으로는 절대로 여수에서 송광사 까지 가는 시외버스는 이용하지 않기로 했다 ㅎㅎㅎ

그 버스도 순천 시외버스 터미널에 들리고 벌교 터미널에 들리고 들릴땐 다 들리며 시간만 잡아 먹더만

번거롭더래도 순천역까지 와서 시내버스로 가기로..... 

  

 

출처 : 오두막
글쓴이 : 돌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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