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위를 경계해야 할 만성질환 가운데 하나가 당뇨병이다.
당뇨병 환자는 이런 여름철에 생활방식 변화와 운동량의 감소로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는 위험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세심한 여름나기가 필요하다.
강북삼성병원 당뇨전문센터 박철영 교수는 "당뇨병 환자는 균형 잡힌 식사와 함께 주 5일 이상 30분 정도의 운동이 혈당관리에 매우 중요하다"면서 "무더위로 운동이 어렵지만 약간 숨이 찬 정도의 걷기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본격적인 무더위 속에 당뇨병 환자들의 올바른 걷기운동 요령을 알아본다.
◇ 낮시간은 피하라
온도가 상승하는 낮 시간에 걷기운동을 하면 체력소모도 심하고 더위 때문에 탈수 현상이 생기기 쉽다. 탈수현상이 일어나면 혈당이 급격하게 올라가 쇼크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 따라서 여름철에는 낮시간을 피하고 이른 아침이나 해가 진 후에 걷기 운동을 하는 게 좋다.
◇ 평소 걷기보다 짧고, 느리게
여름철 낮시간을 피해 걷기 운동을 해도 봄 가을보다는 온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걷기운동도 전체 거리를 평소보다 조금 짧게 하는 것이 좋다. 또한, 걷는 속도도 평소보다 느리게 해야 한다. 이는 더위로 체력유지가 더 어렵기 때문이다.
걷기운동을 조금 줄였을 때 발생하는 혈당조절 문제는 음식섭취 때 약간의 열량 조절로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다.
◇ 수분은 충분히…청량 음료는 NO!
탈수현상을 막기 위해 충분한 수분섭취는 필수다. 걷기 중간에 수분을 섭취하되 한 번에 너무 많은 수분을 섭취하기보다는 조금씩 자주 하는 게 도움이 된다.
하지만, 갈증해소를 위해 청량음료를 마시는 것은 좋지 않다. 청량음료는 일시적인 갈증해소에 도움이 되지만 혈당을 올려 목마름 현상을 반복하게 만들고 청량음료에 담긴 칼로리 등에 의해 혈당조절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 열대야에는 냉방이 되는 실내에서 운동을
열대야가 시작되면 밤에도 25도 이상 온도가 유지된다. 이런 상황에서 혈관질환이 있는 사람이 운동을 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만약 열대야가 시작된다면 정상적인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실내에서 운동하는 게 바람직하다. 열대야에는 냉방이 되는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 운동 후 발 관리는 철저하게
당뇨병 환자는 운동 후 발 관리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여름철에는 걷기 운동 후 땀으로 습해지게 되면 무좀이나 상처가 생기기 쉽다. 이를 예방하려면 걷기 후 발을 씻고 완전하게 건조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여름철 걷기를 할 때는 땀이 잘 흡수되는 면양말을 신고, 통풍이 잘되는 신발을 신어야 한다. 덥고 땀이 난다고 맨발에 운동화를 신고 걷는 것은 상처가 날 위험성이 있어 피해야 한다.
박철영 교수는 "규칙적인 운동은 말초 혈관의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근육과 지방세포의 인슐린 감수성을 높인다"면서 "그렇게 되면 적은 양의 인슐린으로도 효과적인 혈당조절이 가능하고, 당뇨병 환자의 예후를 나쁘게 만드는 심장질환이나 혈관계통 질환의 발생 위험도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