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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보약 풋고추

乭뫼 2007. 8. 4. 00:49
더위로 입맛을 잃기 쉬운 때다. 입맛을 잃으면 체력이 떨어져 더 더위를 타게 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이럴 때 좋은 게 삼계탕이나 추어탕 같은 보양음식들이다. 하지만 일부러 보양음식 챙겨 먹기도 힘들고 반찬도 마땅치 않을 때는 싱싱한 풋고추 하나만 밥상에 준비해 보자. 잘 익은 된장에 찍어먹는 아삭아삭한 풋고추가 여름철 입맛을 확실하게 찾아준다. 실제로 고추를 먹으면 매운맛이 위 점막을 자극해서 위액 분비를 촉진, 식욕이 좋아지고 소화도 잘 된다.



알고 보면 풋고추만큼 비타민 C가 풍부한 식품도 드물다. 식품 100g당 비타민 C 함유량을 비교했을 때 풋고추는 오렌지의 2배, 토마토의 8배나 되는 90㎎ 이상의 비타민 C를 함유하고 있다. 비타민 C의 하루 권장량은 현재 70㎎으로, 오는 12월에는 100㎎으로 상향 조정된다고 한다. 하루에 풋고추 2개 정도면 이 섭취량을 채울 수 있다. 참고로 강력한 항산화효과를 자랑하는 비타민 C는 피로회복은 물론 면역력 증가, 성인병 예방 등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관지의 과다한 수축을 막아 폐 기능을 유지하는 데도 좋다. 따라서 번번이 금연 계획만 세우고 아직 담배를 끊지 못한 흡연자라면 비타민 C가 풍부한 풋고추를 자주 먹는 게 좋다.

에어컨, 선풍기 등으로 냉방이 너무 잘 되는 곳에 오래 노출되는 경우에도 풋고추를 가까이 하면 도움이 된다. 점막을 튼튼하게 만들어서 감기, 폐렴 같은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는 비타민 A가 많기 때문이다. 고추뿐만 아니라 고춧잎에도 비타민 A가 많다. 잎은 삶아서 된장으로 조물조물 무쳐 먹으면 좋다.

다이어트 효과도 기대된다. 고추의 매운 맛을 내는 캡사이신이 몸속에서 지방 연소를 촉진한다. 일본에서 쥐를 대상으로 A그룹에는 지방분이 높은 먹이를 주고, B그룹에는 같은 고지방분으로 하되 일정량의 캡사이신을 배합한 먹이를 주어 3주 동안 실험한 결과, 캡사이신이 들어간 먹이를 섭취한 그룹의 지방 축적이 현저히 낮았다. 그동안의 연구에 의해 항암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진 캡사이신은 볶거나 삶는 등의 조리를 해도 별로 손실되지 않는다. 일반 풋고추보다 작고 매운 맛이 강한 청양고추에 캡사이신 성분이 더 많다.

한방에서는 고추 하면 열성 식품으로, 평소 손발이 유난히 찬 사람, 피부색이 희고 추위를 잘 타는 사람에게 좋은 식품으로 본다. 또 매운맛 때문에 뭉친 기운이 발산돼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효과도 있다. 경기가 불황일 때 매운 음식이 많이 팔리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단 고추를 너무 많이 먹거나 너무 매운 것을 먹으면 위가 상할 수 있다. 점막을 지나치게 자극해서 위궤양이 발생하기 쉽고, 간 기능에도 나쁜 영향을 주게 된다. 이미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등이 있을 때는 너무 매운 고추를 삼가는 게 좋다.

풋고추를 고를 때는 꼭지 부분이 마르지 않고 싱싱한 것을 고르되, 손으로 만져봐서 너무 무른 것보다는 단단한 것이 씹는 질감이 좋고 적당히 매운 맛도 있어서 좋다. 또 하우스보다는 노지에서 기른 것, 색은 연한 것보다는 푸른색이 진한 것을 고른다. 맛은 먹어봤을 때 매우면서도 단 것이 좋고, 매우면서 뒷맛이 쓴 것은 화학비료를 많이 쓴 것이므로 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