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산행후기

[스크랩] 3/24(金) 소백산 구인사

乭뫼 2007. 2. 17. 10:03

[치매]

 

9시12분 

면도하고 잇발닦고 세수하고 로션 바르고 ㅎㅎㅎ후다다닥 해 치우고

카메라 지갑 지도 길잡이(GPS) 썬글라스 모자 열쇠등등 챙기고

부랴 부랴 약속시간 늦을세라 뛰고 달렸다

웬놈의 신호등은 있는곳 마다 다 걸리며 화물차는 왜 그리 길을 막는지

발통에 고무타는 냄시가 나도록 달렸지만 약속시간 10분 초과

10시에 만나 출발하기로 했었는데..

칭구들은 벌써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칭구가 두유(?)에 땅콩 갈은 음료를 식사 대용이라며 3잔을 줘서 마셨다

 

10시반 출발

남해 고속도로 섬진강을 지나 사천 휴게소에서 화장을 하고

고속도로를 신나게 질주하는데 갑자기 뒤에 앉은 칭구가 가방을 뒤지더니

아뿔사~아

뭔가를 빠뜨리고 온 실의에 찬 소리를 내뱉았다

?

점심때 구워 먹을 고기를 냉장고에 넣어 놓고는 안 가지고 왔다는 것이다

이런놈의 정신 머리 봤나

 

한 칭구가 한마디 내뱉는다

그게 너의 정상적인 상태야~

뭘 빠뜨리지 않으면 너가 아니지~

그렇지 않아도 디숭맞은 친구라 아까 날 기다리는 동안에

한번 챙겨 볼까 하다가 어련히 알아서 챙겨 왔겠지 싶어 말을 안했다는

것이다

한참을 핀잔을 주며 그 칭구를 얼반 죽여 놓더니

어렵쇼~

아이고 나도 파김치통을 냉장고에 넣어 두고 깜빡했네~ 하는게 아니겠는가

ㅎㅎㅎㅎㅎㅎ

~알 한다~

오늘 점심은 손가락 빨게 생겼구먼.ㅎㅎㅎㅎㅎ

김치는 가져 왔어! 응~다행이 그건 챙겼구먼

여태껏 나무라던 사람이 자기도 빠뜨리고 왔으니 할말없지..ㅎㅎㅎㅎ

치매 걸린 칭구들이랑 같이 놀러 다니자면 애로 사항 많겠다~ 하며

한바탕 웃음바다가 됐다.

 

대구를 지나 안동휴게소가 나오니 이곳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고 가잔다

조금 더 가면 낙동 휴게소가 지도상에 있던데 그곳에서 먹자고 하며

계속 차를 몰았다

안동 휴게소에서 62킬로 미터 거리에 있다는 휴게소는 나타나질 않고

단양 2Km 남았다는 이정표가 눈 앞에 나타났다

단양IC는 우리가 내려야 하는 곳이라 내리기 전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자고

한 것인데..

단양 톨게이트에서 요금을 내면서

아가씨!

낙동 휴게소가 어디 있어요? 하고 물었더니 안동 휴게소 지나서

있다고 한다.

우리가 지금 안동 휴게소를 지나 오면서 아무리 봐도 없더라고 했더니

고개를 갸웃뚱 하더니 하행선 쪽에만 있는 것 같다고 했다.ㅎㅎㅎㅎ

이룬~!제기랄~

시간은 1시20분

칭구는 밥을 정시에 먹지 않으면 속 쓰려서 못산다며 궁시렁 거린다 ㅋㅋㅋ

목적지인 구인사 쪽으로 차를 몰면서 어디 밥 먹을 만한 장소가 있나 하고

두리번 두리번 살피며 가다 보니 남한강 강변에 밥 먹을 만한 장소가 있어

차를 강변에 세워 자리를 폈다

알맹이 없는 껍데기만 펼쳐 놓고선 율촌 막걸리 3병은 풋고추에 된장 찍어

안주 삼아 먹고

밥은 상추에 싸서 마늘 양파 쪼가리 된장 찍어 김치에 먹었다

고기 없이 먹는 맛도 영원히 잊을수 없는 추억으로 남을것이다 ㅎㅎㅎ

 

깡막걸리 몇잔을 하고 나니 술끼가 올랐다

그런데 이게 웬일~

다리 건너 삼거리에 떠~억하니 경찰차가 와서 갈 생각을 안하고 우릴 기다리고 있다

갈 시간은 바쁜데 가자니 음주운전 단속 할까봐 신경이 쓰여 못가겠고.... ㅋㅋㅋ

강건너에서 우리 술 먹고 있는걸 보고 기다리고 있는것만 같았으니

도둑이 제발 저린다고……ㅎㅎㅎㅎㅎ

에라이~할테면 해라~하고는 물 한모금 먹고 입안 가글하고 죽어도 Go~!

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하여 와야 하기에 서서 좌우 차를 살피는 동안

밖에 나와 서성이는 경찰이 우리쪽으로 오는것만 같아 오금이 저려

엑셀레이터가 밟아 지질 않았다.

~우~

도둑이 제발 저린단 말 맞어~ ㅎㅎㅎㅎㅎㅎ

백 미러를 보며 혹시나 따라 오나 하고 봤으나 ㅋㅋㅋ역시 우린 도둑이여~

음악~ 큐~!

 

잠시후 구인사에 도착하니 주차비 3천원 받으며 셔틀버스로 들어 가랜다

500미터 갈려고 15분을 셔틀버스 속에서 기다렸으니.미쵸~

등산 왔을 때 하산을 구인사로 내려 온 적이 있어 대충은 절 규모를 안다

두 칭구는 초행이라 역시 절 규모에 연신 놀라는 표정이었다

두 칭구가 법당에 들어가 봉양을 하고 나오는 동안 구석 구석 촬영을 했다

경내 구석 구석을 돌아 다니며 구경을 마치고 나오니 5시반이 되여간다

멀리 이곳 단양까지 어렵게 왔으니 한곳이라도 더 관광을 할 욕심으로

칭구들을 제촉하여 주식은 끝났지만 후식으로 단양8경을 시간이 되는대로

한곳씩 둘러 보기로 하고 도담삼봉을 첫번째로 들렀다

참고로 단양8경은 도담삼봉,석문,옥순봉,구담봉,사인암,상선암,중선암 그리고

하선암이다.

 

기념 촬영을 하고 눈사진 찍고는 허살없이 다음 코스로 이동해야만 했다

석문도 이쪽 어디메 있는걸로 아는데 물어도 잘 모르고 사진으로 보니

두륜산 석문처럼 생겼길래 그냥 바이패스하고

다음 코스인 옥순봉과 구담봉 쪽으로 핸들을 돌렸다

옥순봉과 구담봉을 물어 물어 찾아 갔더니만 유람선을 타고 관광을 하는것

이란다

해금강처럼 말이다

시간이 늦어 유람선 운항시간이 이미 끝난뒤다 ㅎㅎㅎㅎ

 

땅거미가 내려 앉으며 가로등 불이 하나 둘 켜지기 시작했다

오늘 관광은 여기서 접어야만 했다

차속에서 남은 먹거리들을 꺼내 먹고는 귀가길에 올라야만 했다

갈때는 200Km/h 까지 밟으며 속도를 내고 갔기에 휴게소에서

쉬면서도 3시간이 안걸려 갔었지만 집에 올때는 급한일도 없을뿐더러

야간 운행이니 쉬엄 쉬엄 쉬며 갈 계산을 하니 4시간은 좋게 걸릴 것 같아

언제 집에까지 가나 싶어 지겹기도 했다 ㅎㅎㅎㅎ

 

트림을 하니 아까 먹은 막걸리 냄세가 아직도 올라 온다 ㅋㅋㅋ

뒷좌석에 앉은 칭구는 춥다고 히타 켜 달라고 하지

히타 켜 놓고 쭉뻗은 고속도로를 달리니 졸음이 올려고 눈까풀이

자꾸만 커튼을 칠려고 해서 가끔씩 창문을 내려 찬바람을 쐬며 왔다 ㅎㅎㅎ

 

멀기는 멀다 130~140씩 밟고 오는데도 현풍 휴게소에 오니 9시가 되간다

시간이 급한데 칭구들은 뭘 먹고 가잔다~ 미쳐

어쩔수 없이 햄버그 하나를 억지로 먹고 쎄가 나게 또 달려 왔다

도착하니 11시가 좀 넘었다 ㅎㅎㅎㅎㅎ

이렇게 치매끼 있는 칭구들과 어울려 하루를 즐겁게 만끽했답니다^^

출처 : 오두막
글쓴이 : 돌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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